제목 전문의칼럼-우울증, 성역은 없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2-06 조회수 3951

전문의칼럼-우울증, 성역은 없다 
  
  

윤세창 성균과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
 

우울증은 평생에 한번 이상 앓을 가능성이 15%에 이를 정도로 아주 흔한 질병이다. 외국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의 약 10%가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우울증에는 성역이 없다는 것이다. 나이와 직종, 지위, 빈부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마음의 감기라고 불릴 정도로 흔하면서도 발병 원인에 대한 공통점을 찾기도 어렵다.

 

55세의 한 여성이 얼마 전 병원에 찾아와서 ‘조용한 바닷가에서 삶과 이별하고 싶은 생각뿐’이라며 우울증을 호소했다. 그는 처음에는 쉽게 피곤해지고 잠을 설치는 일이 잦아지더니, 이후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쓰이고 걱정거리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만사가 귀찮아졌다며 괴로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2년 전에는 은행원이던 남편이 퇴직했고, 지난해 가을에는 딸이 혼인을 했다고 했다. 그는 또 4년 전부터 월경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전형적인 갱년기 우울증의 모습이다. 이와는 달리 소화불량, 가슴이 뛰는 신체 증상, 집중력 저하, 건망증이 심해지는 등 인지기능 장애를 나타내는 환자도 있다.

 

이처럼 공들여 키운 자식들이 모두 집을 떠나고, 텅 빈 집에 홀로 남게 된 어머니는 마치 ‘빈 둥우리에 앉아 있는 어미새’ 같은 허전한 마음과 인생 무상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현상을 두고 ‘빈 새둥우리 증후군’이라고 한다.

 

갱년기 여성에게서 의욕저하·피로감·느린 행동·슬픈 감정 등이 보이면 주위에서는 흔히 ‘나이가 드니까 저러지’ ‘그럴 만한 일이 있으니까 저러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가 든다고 해서 ‘풀이 죽어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과거에는 갱년기 우울증의 원인을 상실감 등 사회심리적 원인으로 설명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경생물학적 원인이 갱년기 우울증 발현에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우울증은 반드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는 점이다.

 

우울증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사회생활을 원만하게 할 수 없게 되며, 대인관계에서도 여러 가지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삶에 대한 극단적인 허무감과 절망감을 경험하고 극한 상황에서는 자살을 선택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출처 : 농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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