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키·곰박·태 … 어디에 쓰는 농기구일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5-17 조회수 5226

키·곰박·태 … 어디에 쓰는 농기구일까 
  
  
농협박물관 ‘별난 농기구, 똑똑한 생활용구전’


“이 ‘키’는 잡곡에 섞인 불순물을 까부르는 게 주용도입니다. 그런데 자다가 오줌을 싼 아이들은 이 키를 쓰고 이웃집에 가서 소금을 얻어와야 했던 재미있는 일화도 있답니다. 누가 한번 키를 써볼래요?”

 

 박현숙 농협박물관 학예연구사의 맛깔스런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견학온 150여명의 서울 덕수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아이들은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손을 들면서 ‘저요, 저!’를 외쳤다.

 

 4월26일부터 5월 말까지 계속될 ‘별난 농기구, 똑똑한 생활용구’ 전시회가 열리는 농업박물관. 이곳을 찾는 사람이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재미와 볼거리에 눈을 떼지 못한다.

 

 5,000여점의 박물관 소장유물 가운데 이름과 모양·쓰임새가 특이한 40점만을 엄선한 이번 전시회는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이 물품이 쓰이게 된 사연을 알게 되면 조상들의 지혜에 고개가 자연스럽게 끄덕여진다. 솥에서 건더기를 건져낼 때 쓰는 ‘곰박’, 콩이나 옥수수 같은 씨앗을 보관하는 ‘뒤웅박’, 파종 후 씨앗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흙을 덮는데 쓰인 ‘남태’, 새를 쫓는 ‘태’, 수확한 벼의 껍질을 벗겨내는 ‘매통’, 소가 들어설 수 없는 좁은 땅에서 쟁기질할 때 쓰이는 ‘따비’ 등은 신기함 자체다.

 

 특히 ‘나무독’과 ‘채독’은 평범한 듯하지만, 참으로 비범함이 느껴진다. 오래돼 속이 빈 피나무에다 단단한 소나무로 밑받침을 한 뒤 느릅나무로 이음새를 밀봉한 ‘나무독’은 최고의 김치냉장고. 또한, 싸리나무를 엮은 뒤 소똥으로 틈새를 바르고 진흙을 덧바른 ‘채독’은 고구마·감자 등을 담기에 안성맞춤인데 물에 젖지 않으면 10년은 거뜬히 쓸 수 있다는 설명.

 

 자녀들과 함께 온 ‘이쁜 엄마가 되자’ 모임의 현선진씨는 “시골을 가도 이미 사라진 이 도구들을 서울 한복판에서 보고 체험하다니 오랫동안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시회는 공휴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 계속되는데, 관람비도 무료다 보니 평일에도 하루 600~700명, 토요일에는 2,000여명이 몰려올 만큼 인기가 좋다.

 

 김재균 박물관장은 “전시회를 통해 우리 농경문화의 진수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이색전시회를 종종 열어 우리의 문화를 알리고 자원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출처 : 농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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